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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유럽여행] :: 6월의 독일 - 프랑크푸르트 & 코헴



    06. 2018


    독일의 여름 



    정들었던 뉘른베르크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다음 목적지인 프랑크푸르트로 향했다.


    프랑크푸르트에 대해 물으니 친구가 하는말 '거기가 유일하게 독일에서 마천루를 볼 수 있는 곳이야


    '음, 은근히 기대가 되는걸?'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Hauptbahnhof)




    프랑크푸르트는 독일 그리고 유럽의 항공, 육로 교통의 허브 답게 중앙역도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늘어선 수십개의 레일과 그 위에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열차들. 


    나는 서둘러 기차역을 나서 먼저 프랑크푸르트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뢰머 광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한가지 나를 당황케 했던 것은 기차역을 나오자마자 마주한 금호 아시아나 회사 로고를 비롯한 

    한국어 간판과 주변 거리에 늘어선 한국 민박집들... 그리고 쏟아져나오는 거리의 한국인들. 

    아무리 금융으로 유명한 대도시라지만 코리아타운도 아니고 사방에 보이는 한국어가 심히 어색했던 순간이었다. 아무튼. 이 놀라운 광경(?)을 뒤로하고 본격 관광에 나섰다.


    가는 길에 프랑크푸르트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인 빌딩 숲 사이에 위치한 유로화 조형물에서 

    기념 사진 찰칵하고 올드타운 속으로 들어갔다.



    거대한 유로화 조형물




    프랑크푸르트 뢰머 광장의 집들



    뢰머 광장에는 예상대로 보고싶었던 독일 전통가옥들이 모여있었고 주말이라 광장에 위치한 교회 앞에서는 결혼식을 올리고 기념 사진을 찍는 신랑 신부와 하객들로 부산해 있었다.


    근처 여럿 성당과 우연히 발견한 한국적인 냄새가 풍기는 한 집도 구경하고 기다리던 마천루를 

    내려다보러 한 높은 교회 첨탑에 위치한 전망대에 올라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천루는 존재한다. 그런데 기대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사진에서도 보다시피 높은 전망대에 올라가서 본 전망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시카고나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살짝이라도 기대했던 내가 민망해지는 풍경이었다.

    물론 이곳만 놓고보면 전망은 훌륭하다. 마인강이 흐르는 옆으로 도시가 넓게 펼쳐지고 그 옆으로 과거와 현대의 모습이 조화된 모습은 아름다웠지만,, 기대를 했다면 실망이 들 법만도 하다는 의미다. 




    사실, 프랑크푸르트 도시 자체는 그렇게 엄청난 기대를 하지도, 큰 열정으로 온 곳은 아니었다. 

    단지 이제 소개할 이 곳을 위한 베이스기지 역할이었을 뿐.


    이 여행에서 가장 고대하고 있던 바로 프랑크푸르트 근교에 작은 마을 '코헴' 이란 곳을 소개하려 한다. 


    사실 이날 여행은 공교롭게도 시작부터 크게 꼬였었는데.. 출발시에 시간에 쫒겨 기차티켓을 잘못 

    구매하는 바람에 약 30유로정도를 공중에 흩날려 버렸다,,,, 

    내 피같은 돈,,,, ㅠㅠㅠㅠㅠㅠㅠ (교훈: 해외여행시에는 어디든 일찍일찍 다니자 ㅠㅠ)

    퓨ㅠㅠ 살짝 기분 꿀꿀한채로 기차에서 분을 삭이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지나 코헴에 도착했다.


    코헴은 마인강의 지류 중 하나인 모젤 (Mosel) 강을 끼고 형성된 작은 마을로 총 인구는 5천 남짓에 불과하며 동네 어느곳에서도 제대로된 데이터가 터지지도 않는 정말이지 시골시골한 마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흔한 시골마을 모습을 생각했다면 곤란하다.

    이 작은 마을은 넓은 포도밭에 둘러 쌓여있고 강옆을 따라 조성된 공원과 산책로, 그리고 언덕위에 위치한 고성까지. 꿈에만 그리던 완벽한 독일 소도시 혹은 마을의 모습이었다.


    그래도 이 작지만 아름다운 마을이 이런 바보같은 나를 위로해주는 듯 자태를 뽐내며 맞이해주고 

    있어 맘이 좀 놓였다. 우여곡절을 겪어 올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구나.


    기차역 앞 골목 어귀의 빵가게에서 풍기는 온갖 달콤 고소한 빵냄새에 못이겨 빵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바로 마을 탐험에 나섰다.




    강가에 위치한 아름다운 집과 언덕위에 성





    해는 쨍쨍 여름의 초입에서 땀은 조금씩 삐질삐질 나기도 했지만 다리 건너 강 반대편에서 바라본 알록달록 마을과 그 위로 보이는 성의 모습이 자아내는 풍경은 몇시간을 기차로 달려 온 보람이 

    충분했던 광경이었다.


    마을을 가로질러 언덕을 올라가니 초록빛으로 빛나는 포도밭과 그 가운데 우아한 자태를 내뽐는 

    고성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성에 들어서니 마침내 발 아래로 작은 마을의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초록빛 포도밭으로 둘러쌓여 더욱 상큼하게 보인다.





    펭귄..? 왕자님 뒤로 보이는 마을의 모습



    규모도 조그맣고 프랑크푸르트에서 왕복 5시간이 소요되는 당일치기로는 조금 먼 곳에 위치한 코헴이었기에 많은 시간을 이 마을에서 보낼 수가 없어서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하루 종일 있었다간 그 아름다움에 흠뻑빠져 한동안 나오지 못할까 두려울정도로 매력이 뿜뿜 넘치는 곳이었다.


    쾰른이나 본에서도 비슷한 거리에 떨어져 있는 곳으로 독일 서쪽을 여행하게 된다면 하루 정도는 

    조금 여유를 가지고 달리는 기차 속에서 강가의 풍경에 사색도 잠겨보면서 이 곳 코헴에 놀러와보는 건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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