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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유럽여행] :: 6월의 독일 - 로텐부르크 & 밤베르크




    06. 2018


      쉼없이 바쁘게 달려가는 여행

      과감하거나 혹은 무모하거나 

     

    독일의 여름 


    맥주 축제에서 돌아온지 불과 8시간도 되지 않아 나는 로텐부르크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많은 사람들이 각각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로텐부르크와 밤베르크를 나는 일정상 묶어서 하루에 

    관광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과감하지만 훌륭한 계획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아침 8시에 나가서 밤 10시에 돌아오는 고된 일정이었지만 

    부지런히 이동하니 두 도시 모두 한곳도 놓치지 않고 내 나름대로 100% 즐길수 있었다.




    사실 10년 전 처음 부모님과 유럽 여행을 왔을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이 이 곳 로텐부르크였다.

    성곽에 둘러쌓인 아담한 규모의 아기자기한 중세풍 마을과 그곳에서 먹었던 슈니발렌과 소세지는 

    아직까지도 그 맛과 그 장소들이 생생히 기억나고 있을 정도로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곳이었다.


    이토록 그리던 곳을 소년은 어느덧 스물셋 대학생이 되어 다시 이곳에 왔지만 

    그때 그 아름다웠던 마을은 10년전과 변함없는 아름다움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이는 중앙 시청광장, 우리 집 액자에 남아있는 사진 속 그 거리, 10년전 저녁을 먹었던 그 장소, 모두 생생히 기억속 저편에 숨쉬던 모습 그대로 나를 맞이해 주고 있었다.



    로텐부르크는 정말이지 너무나도 동화스러움이 가득했던 곳이었다.

    파스텔톤의 거리, 아기자기한 기념품가게들, 전통의상을 입은 주민들 까지.


    특히 이 날은 공휴일이라 마을 곳곳에 중세시대를 연상시키는 퍼레이드와 다른 다양한 이벤트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음악을 연주하며 행진하는 군악대부터 마을 어귀에 천막을 치고 수다를 떠는 아낙네들까지. 마치 시간여행이라도 한듯 황홀한 순간이었다.




    동화마을로 입장하실게요~




    동화 속 같은 파스텔톤의 집들



    시청사가 있는 중앙광장



    유명한 빨강 파랑색의 전통 집들


    마을 곳곳에는 내가 반했던 다양한 독일 전통양식의 집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었다. 

    다들 뾰족뾰족 지붕을 가지고 있었지만 제각각 노랑, 파랑, 보라색 등 

    다양한 색깔의 옷을 입고 관광객들을 맞이해주고 있었다.  





    스머프를 떠올리는 고개를 빼꼼내민 파랑이



    특히 로텐부르크에는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성곽에 올라가 마을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을 돌아볼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는 구간이 많으니 마을을 한눈에 담거나 또 다른 시각으로 구경하고 싶으면 구석구석 보이는 계단으로 올라가서 돌아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엽서에서 많이 보던 삼거리



    가다가 마주한 흔한 시골 기차역





    솔직히 말하면 뉘른베르크에서 로텐부르크로 오는 교통이 편리한 편은 아니다. 


    지도 상으로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로 보이지만 기차가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이며 최소 1회 환승이 필요한 구간이라편도로만 최소 두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베르크까지 하루에 다녀온 나도 대단하다..)


    이렇듯 자칫 지루해질수도 있는 기차여행이지만 오고가는 기차 속 창문 밖으로 지나쳐 가는 싱그러운 초여름의 푸른하늘, 초록빛깔 초원, 그리고 한적한 시골에 위치한 환승역에서의 풍경과 분위기는 여행에 색다른 즐거움을 더해주는 요소이다.


    (대신 외곽지역이다보니 환승역을 놓치거나 기차를 놓치면 곤란해질 수 있으니 

    꼭! 꼭! 꼭! DB앱이나 웹사이트를 이용해 미리미리 시간과 일정을 확인하고 출발할 것!) 



    8시에 집을 나와 늦은 낮에 뉘른베르크 중앙역으로 돌아왔지만 쉴새도 없이 바로 밤베르크 행 열차에 올라탔다.

    (희소식이라면 다행히 뉘른베르크에서 밤베르크로는 직행 열차가 자주 다닌다.)


    기차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떼니 어느덧 밤베르크에 도착해 있었다. 


    밤베르크하면 훈제맥주 (Rauchbier) 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훈제맥주를 맛볼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는데 그중 아마 가장 유명한 곳은 도시 중심에 위치한 

    슈렝케를라(Schlenkerla) 지 않을까 싶다.


    워낙 유명한 곳이다 보니 저녁시간쯤에 갔을 땐 이미 내부는 만석이었고 겨우 줄을 기다려 한 잔을 바에서 받아서서 힘겹게 마셨던 기억이 난다.


    맥주를 워낙 좋아하고 많이 이것저것 세계 곳곳에서 마셔봤던 나에게도 훈제맥주는 또다른 새로운 맛이었다. 지역마다도 독특한 맥주들이 즐비한 독일이지만 그 중에서도 이 훈제맥주는 가장 색다른 맛이지 않았나 싶다.

    특유의 그을은 향이 먼저 풍겨져 나오는 이 짙은 색을 띈 맥주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했던, 볼 수 없을 유니크한 종류였다. 맥주를 좋아한다면 밤베르크에서 이 곳은 놓쳐서는 안되는 필수코스!



    맥주를 마시고 나서 나는 걸음을 옮겨 리틀 베니스라고 불리우는 곳으로 이동했다.


    독일의 여느 도시와 비슷하게 밤베르크에도 레그니츠 (Regnitz) 강이 도시를 가로질러 흐르고 있다.

    그 강가에 위치한 지역이 아래 사진에 보이는 리틀 베니스이다.



    인스타에 올린 이 사진을 보고 실제 거주하는 사람에게 메세지가 왔다. ㅋㅋㅋ



    아름다운 리틀 베니스 :)


    사진에서도 느낄 수 있다시피 유유히 흐르는 강위로 지나가는 배와 다닥다닥 붙어있는 알록달록의 집들은 베니스의 감성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듯해서 리틀 베니스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곳이다. 

    (물론 집들의 건축양식이 워낙 달라 차이는 있지만 말이다. ^^;) 

     

    따사로히 내리쬐는 햇빛을 만끽하며 테라스에 앉아 책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은 

    부러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 다음 또 빼놓을 수 없는 밤베르크의 상징이자 명소인 노란 구시청사 건물의 사진을 마저 찍고 

    마지막으로 언덕위에 위치한 대성당에 올라가 경치를 구경한 후 하루 일정을 비로소 마무리했다. 



    노란 매미처럼 붙어있는 시청사 건물



    밤베르크의 성당에서 내려다 본 경치



    로텐베르크와 밤베르크 두 도시 모두 뉘른베르크에서 거리도 좀 있는 편이고 보고 즐길 만한 것들이 워낙 여기저기 가득한 도시라 이틀에 걸쳐 당일치기를 하는 편이 더 여유있고 구석구석 숨겨진 모습까지도 살펴볼 수 있는 계획이라는 데 동의한다. 제한된 일정에 최대한으로 즐기기 위해서 나는 하루에 두곳을 모두 다녀오는 모험수를 감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비록 체력적으로는 많이 힘들었지만) 생각보다도 훨씬 더 재밌게 하루를 보낸 것 같아 뿌듯했다. 



    아, 그리고 미처 위에서 언급을 하지 못했는데 두 곳을 당일치기하게 된 큰 이유중 하나는 바로 

    뉘른베르크에서 구입 가능한 타게스티켓(Tagesticket) 덕분이었다. 뮌헨 근교여행 때 많이 이용하는 바이에른 열차티켓 보다 저렴하면서도 (2018년 기준 19.7 유로 티켓하나로 2인까지 이용가능) 

    로텐부르크, 밤베르크를 포함한 (바이에른티켓보다 사용가능한 지역범위는 좁음) 근교 열차를 하루동안 무제한으로 이용이 가능해 교통비도 아낄 수 있는 메리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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