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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유럽여행] :: 3월의 이탈리아 - 피렌체




    03. 2018


    이탈리아의 봄


      째-앵 
    그립고 그립고 그리웠던 햇님이 구름 사이로. 때론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저 멀리서
    빛을 내려주던 하루하루. 

    이탈리아라는 나라는 원래 이리도 맑은날이 흔한 곳인걸까.
    아니면 수년간의 영국생활이 햇빛을 낯설게 만든것일까.


    마치 온 우주의 날씨의 기운이 내 여행을 위한 듯 

    이탈리아 여행 내내 나는 하루의 시작과 끝을 햇님과 행복하게 맺을 수 있었다. 

    이 맑은 하늘과 어우러진 피렌체의 그림같은 아니 그림이었던 풍경은 실로 감동이었다.



    베키오 다리


    너도 나도 아이스크림 콘을 하나씩 들고 걸어가는 사람들.

    나와 같이 베낭을 메고 카메라를 들고 여행하는 사람들.

    수줍게 나를 보며 손을 흔드는 아이들.


    사람이 있는 곳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가 내 관점에서 보이는 모습일진 모르지만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을 구경하다보면

    그들의 삶이 보이고 그들의 희로애락등의 감정이 느껴진다.



    하지만 나는 내가 찍은 사진에 담긴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그 감정을 찾기가 어려워

    여행 동안에는 인물이 들어간 사진을 잘 찍으려 하지 않는 편이다. 

    어쩌면 내가 오감으로 느낀 그 감정과 

    평면의 도화지에 그려진 단편적인 모습이 같길 바라는 것 자체가 모순인걸까.


    그래서 난 뷰파인더로 보는 순간 이외에는 직접 보고 듣고 그리고 다가가 얘기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감정을 느끼려고 한다.

    사진에 담긴 이미지보다 때로는 이러한 기억이 더욱 생생하고 선명하게 추억에 자리잡곤 한다.





    그 유명한 피렌체 두오모. 입장권을 구매하면 돔 위에 올라가 경치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조토의 종탑 (오른쪽) / 이곳도 입장권을 구매하면 수백개의 계단을 올라가 탑 꼭대기에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피렌체를 여행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글을 볼때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지 않을까 싶다.


    비록 따로 영화를 챙겨보진 않았지만 

    왜 수많은 연인들이 이 곳 피렌체에 오는지 이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없던 사랑도 몽실몽실 생겨날 것만 같은 이 도시의 아름다움

    그리고 마치 낭만의 한 조각을 공유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의 이 곳 사람들까지.

    로맨틱 영화의 한 장면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진 느낌이었다.



    그리고 해가 뉘엇뉘엇 지려고하는 시간이 되면 이렇게 피렌체는 더욱 따뜻한 색감으로 빛나곤 한다.

    피렌체의 석양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발걸음을 서둘러 미켈란젤로 언덕으로 향하는 것이 좋다.

    이 곳에서 바라본 경치는 아침, 오후에도 아름답지만 해가 지는 시간이 될때 더욱이 아름답다.


    한가지 팁이 있다면, 여름에 여행하는 여행자가 아니라면 외투는 꼭 두툼히 챙겨 입고 나가자.

    피렌체의 3월은 한낮엔 반팔로 충분하게 느껴질 정도로 따뜻한 날이 대부분 이지만

    해가 질 무렵쯤엔 (특히 바람이 많이 부는 언덕위에선) 온도가 급격히 내려갈 수 있으므로

    야경까지 보고 내려갈 계획이라면 꼭 온도를 확인하고 따뜻하게 챙겨입고 나가는 걸 권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석양이 지고 나면 피렌체는 또다른 빛을 감싸안는다.

    다른 유럽 혹은 홍콩 등 다른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수만가지 형형색색의 야경은 아니지만

    피렌체의 주황빛 낭만적인 가로등의 아름다움은 다른 곳의 야경에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도시는 곧 잠에 들고 밤이 지나 해가 다시 달이 머물던 곳에 올라오면 

    밤동안 무슨일 있었냐는 둥 그전의 생기 넘쳤던 피렌체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다.






    기대했던 종탑도, 쿠폴라도 결국엔 올라가지 못했지만 (예약은 온라인으로 미리미리 해놓자,,,!!)
    피렌체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곳으로 내 기억 한 편에 자리잡고 있다.


    온 도시를 걸어다니는동안 발걸음 하나하나가 무거웠던 순간도 물론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무거움은 행복의 무거움이었나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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