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2018
프랑스의 봄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이곳저곳 아름다운 골목을 마주하게 된다. 간혹 유럽의 마을들은 우리나라나 이웃 일본과는 조금 다르게 색색의 파스텔톤을 띄고 있는 곳들이 있다. 이번에 이야기할 장소도 동화속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마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곳들이다.
프랑스에 두달만에 다시 오게 되었다.
어릴 때는 마냥 파리 밖에 모르던 꼬마아이가 이제는 남부 동부 곳곳 다니게 되었다.
사실 꽤나 널리 알려진 여행지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 Beauty and the Beast 를 보고 그 마을의 아름다움에 반해 (영화 속 마을은 Colmar나 근처 Eguisheim 등을 모티브로 해서 제작했다고 한다.) 오게 되었던 곳이다. 나만의 벨라를 찾아 떠나리라...!
그리고 왔노라.
스트라스부르 그리고 콜마르
젊은 20대가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장점인 체력. 하루에 두 도시 쯤이야 항상 거뜬하다.
아침부터 흔한 유럽의 우중충한 날씨가 이른 오후까지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목골목의 아름다운 집들은 나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직접 와서 걸어보니 스트라스부르는 꽤나 큰 도시였다. 여러 노선의 트램이 국경넘어 독일까지 운행이 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있는 도시이기에 도보만으로 움직이기엔 조금 버거울 수도 있는 여행지다.
그리고 또 하나 스트라스부르에서 놓칠 수 없는 하이라이트는 대성당이다.
이때까지 봤던 유럽의 수많은 성당중 단연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했던 스트라스부르의 대성당.
왠만한 카메라의 프레임에는 다 담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높게 우뚝 솟아있었다.
세월의 흐름을 담고 있는 빛바랜 붉은색의 외관에 부슬비가 내려 더욱 장엄한 모습의 성당이었다.
단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스트라스부르는 대도시라 그런지 생각보다 아기자기한 골목의 모습은 많이 보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강을 둘러싼 이 지역 특유의 (어쩌면 독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건축 양식, 독일에서는 Fachwerkhaus 라고 불린다.) 가로세로 나무 판자로 무늬를 낸 집들은 나름 운치있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었다.
일말의 아쉬움을 뒤로한채 조금 더 큰 기대감을 안고 콜마르로 이동했다.
도시간 이동에 교통비를 아끼고자 기차를 타기 보다는 Blablacar 라는 해외의 카 쉐어링 사이트를 이용했는데 덕분에 단돈 5유로에 이동할 수 있었다. 가볍게 설명하자면 드라이버가 일정과 시간, 가격 그리고 대략의 픽업포인트를 담은 일정을 등록하면 여행자는 드라이버에게 요청을 하고 승낙이 되면 메세지를 통해 위치나 이런 정보들을 자세하게 받고 차에 동승하면 되는 어렵지 않은 시스템이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프랑스인이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바디랭귀지를 섞어가며 이 지역에 관한 간략한 이야기도 이동하면서 들었는데 유럽에선 카쉐어링에 대한 인식이 많이 퍼져있어서 이러한 웹사이트나 커뮤니티를 잘 이용하면 재밌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시간 남짓을 이동한 후 도착한 콜마르는 확실히 도시보다는 작은 마을의 분위기가 더 강했다.
덕분에 내가 찾아 헤메이던 골목골목의 아기자기함도 더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힘이 들긴 했지만 무거운 백팩을 들고도 두 세시간 정도 마을을 한바퀴 도니 어느 덧 해가 뉘엇뉘엇 지려고 하고 있었을 정도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녔던 동네.
바로 이거였다 내가 찾고 싶었던, 보고 싶었던, 느끼고 싶었던 분위기.
조금 더 색감도 밝고 따뜻하고 거리를 걷다보면 온갓 사탕과 초콜렛 냄새가 유혹할 듯한 그런 거리들.
(그리고 날이 점차 개면서 햇님이 마중 나와준 덕도 있었다.)
마치 레고마을에서 노란 블럭 하나, 파란 블럭 하나, 이렇게 하나씩 빼와서 지은 듯한 색색의 집들은 정말이지 다시봐도 너무 아기자기하니 귀여웠다.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선 근처에 에귀샤임을 비롯한 여러 작은 마을들은 시간 상 방문하지 못했다.
사실 돌이켜보면 반나절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머물기에 콜마르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이 었던 것 같다. 야경도 이쁘다고 들었는데 하루 숙박하고 날잡아서 자전거까지 빌려서 근처 마을까지 슝슝슝 돌고싶다!
그때까지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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