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뮤니티2: 보이지 않는 손 (2025)
내가 망설임 없이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은 최고의 서바이벌 시리즈 더 커뮤니티.
단 하나의 단점이 있다면, 비교적 인기가 적은 웨이브 독점작이라는 것.
웨이브의 대표적인 독점작을 꼽으라면 단연 '피의 게임'과 함께 이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피의 게임' 역시 개인적으로는 꽤 높은 평가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다만 가장 최근에 시청했던 '피의 게임 X'는 중후반으로 갈수록 긴장감이 급격하게 소멸하고, 회당 3시간을 훌쩍 넘기는 지나치게 긴 러닝타임까지 더해지며 아쉬움이 적지 않았기에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더 커뮤니티 2'를 기다렸던 것 같기도 하다.
(그나저나 웨이브의 대표작 두 시리즈를 연이어 공개하는 것을 보면, 웨이브도 이번에는 꽤나 작정한 듯하다.)
지난 10년간 여러 OTT 플랫폼에서 꽤 많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공중파 예능에서 보았듯이 확실히 하나의 포맷이 주류에 오르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 많아질수록 기획, 연출, 출연자의 퀄리티 등이 다소 아쉬워지는 것은 장르를 불문하고 동일한가 보다.
여전히 그 시절 '더 지니어스'가 보여줬던 그 전율을 불러 일으키는 서바이벌 시리즈는 아쉽게도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바로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를 접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사실 서바이벌이라는 포맷을 취하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의 본질은 단순한 생존 경쟁에 있지 않다.
전작 '사상검증구역'에서는 이상적인 사회를 건설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이념과 이상향, 그 과정에서의 갈등과 의견 충돌, 그리고 이를 봉합하기 위한 화합과 중재의 과정까지. 결국 이 작품은 하나의 작은 사회를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다양한 모습을 투영한다.
이러한 작품성을 인정받아 전작은 청룡시리즈어워즈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였고, 백상예술대상 예능 작품상 후보에도 오르는 등 평단으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웨이브 독점 공개작임에도 불구하고 전작이 평단은 물론 대중에게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던 만큼, 높아진 기대치를 이번 시즌에서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을지가 다소 걱정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웬걸. 2화까지 보고 나니 이러한 걱정은 정말 쓸데없는 기우였다. 오히려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다.
여러 관련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서도 벌써부터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데, 오랜만에 정말 제대로 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나온 것 같아 반갑기 그지없다.
이번 작품의 부제인 '보이지 않는 손'에서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듯이, 이번 시즌은 경제 논리가 큰 틀을 이루는 새로운 커뮤니티를 구성했다.
네 팀으로 나뉜 각각의 그룹은 서로 다른 자원과 인원 수, 생산 능력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우위에 있는 자원을 활용해 다른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고 가장 오랫동안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생명을 의미하는 '라이프', 생산에 필요한 동시에 공해를 발생시키는 '크레딧', 그리고 재화를 의미하는 '보석'.
이를 현실 세계에 대입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가 있는 반면 값싼 노동력을 보유한 국가도 있고, 오랜 역사와 영토를 거치며 막대한 자본을 축적한 강대국도 존재한다. 각 국가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고, 지도자들은 국가가 가진 자원을 바탕으로 무역과 외교를 통해 어떻게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전작이 하나의 국가를 만들어가기 위해 이념을 정하고 법을 제정하며 치열한 정치적 싸움을 벌이는 과정을 전면에 보여줬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한층 더 커진 세계관 속에서 국가 간 패권 경쟁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 같다.
특히 현재 우리 세계정세에 아마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인 전쟁과 환경오염 문제가 2화 중반에 등장하였는데, 앞으로 이 요소들이 각 팀의 갈등을 어떻게 심화시킬지도 너무나 흥미진진하다.
여러 팀이 힘을 합쳐 공동의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평화주의적 선택을 내릴 것인지, 전쟁 선포를 통해 이익을 독점하려할지. 그리고 이러한 자신들의 선택에 대한 논리를 어떻게 구성하고 다른 팀에게 어떻게 설득해 나갈 것인지 등등 아직 2화밖에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특히 이번 초반부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각 팀에게 주어진 퀴즈에 대한 답을 구하게 될 경우 팀에 상당한 베네핏을 가져다줄 수 있는 문제가 공개되었는데, 이를 두고 한 출연자는 왜 수많은 국가들이 실제로 나중에는 실행 버튼을 누르지도 못할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보유하려고 애쓰는지 알 것 같다는 취지의 코멘트가 있었다.
실제 사용 여부를 떠나 핵과 같은 압도적인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자국의 이익과 안전을 보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단순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현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아직 첫 1, 2화만 공개된 시점에서 남기는 후기라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이미 초반부터 너무나도 완성도 높은 기획 수준을 보여준 만큼 이번 작품이 '다크 나이트' 와 비견될 만한 시리즈물 최고의 속편 중 하나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부디 이 기대가 마지막까지 이어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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