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2018.
포르투갈의 겨울
다른 나라도 물론이겠지만 특히 우리나라는 영상매체의 영향이 큰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방송 프로그램을 봐도 매년 트렌드가 변하기도하고 그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나 관심사가 크게 바뀌기도 하고 말이다.
왜 이런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냐 하면 이번에 글 쓰게 될 여행지도 방송의 영향을 받아 한국인 사이에서 크게 떠오르고 있는 여행지이기 때문이다.
바로 포르투갈이다.
다행히 나는 비긴 어게인2가 촬영에 막 들어갔을 당시 1월 (사실 포르투갈 떠나기 직전에야 도착 불과 몇일 전 촬영이 있었단 것을 알게 됐다....ㅠㅠ) 에 여행을 하고 와서 지금 시기의 한국인이 붐비는 거리를 경험하진 않았다..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하긴 한다.)
시간을 조금 거슬러 때는 올해 1월, 계절로 말하자면 한겨울
작년 12월에 아이슬란드에서 눈의 절정을 경험한 후 나를 반겨주는 건
스코틀랜드의 회색빛 우울함 뿐이었다. 몇년째 경험하는 현상이지만 좀처럼 적응하기 힘들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그래. 다시 여행이나 떠나야지, 대신 이번엔 무조건 따뜻한 남쪽으로, 라고 마음먹었다.
맘같아서는 아프리카를 돌고 싶었지만 준비기간이나 시간이나 경제적으로나 아직은 무리였다.
그래서 유럽에서 몇 안되는 안 가본 나라 중 하나인 포르투갈이 내 행선지가 되었다.
사실 포르투갈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진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따뜻한 기후가 여행의 가장 큰 이유였고
그 다음은 아마 유럽에서 비교적 저렴한 물가..?
이 때문인지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지는 않은채 비행기에 올라탔다.
포르투갈에 도착하자마자 어쩜,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내가 날씨 요정은 맞나보다.
내가 도착하기 전 주 내내 흐리다가 내가 도착하기 전날부터 맑아지면서 날이 풀렸다고 하는데
정말 운좋게도 리스본과 포르투 총 10일에 달하는 기간동안 비 한방울 떨어지지 않았으며
심지어 흐린날도 딱 하루 였다. 그마저도 리스본에서 포르투 이동하는 날.
포르투갈은 예상보다도 훨씬 너무 아름다운 곳이었다.
따뜻한 날씨 덕분이었는지, 기가막힌 나타(에그타르트) 때문인지, 술 때문인지 기가 막힌 경치 때문인지, 만났던 사람들 덕분인지 아님 이 모든것이 잘 어우려졌는지 여행내내 내 기분은 들뜨고 행복했었다.
여행 내내 반겨주었던 푸른바다와 푸른 하늘 :)
리스본 하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노란 트램이다.
개인적으로 유럽의 트램감성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
덜컹덜컹 달리는 트램은 포르투갈에 감성 한 스푼을 듬뿍 얹는 존재와도 같다.
시간이 많았던 하루는 무작정 아무 트램에 올라타 종점을 왔다 갔다하기도 했을 정도로 낡고 불편한 트램이지만 그 특유의 덜컹대며 달리는 옛날 감성이 개인적으로는 너무나도 좋았다.
(특히 기관사옆에 공간이 있다면 그 분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서서 간접 체험을 해 볼 수도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28번 트램은 관광지 곳곳을 이어주는 노선으로 유명한데 이 때문인지 트램은 항상 붐비므로 주요 정류장에서는 미리 줄 서 있는 편이 안전하다.
더불어 리스본은 특히 언덕이 많기로 유명한 도시인데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리는 '푸니쿨라'라고 불리는 특별한 트램은 이 도시의 명물 중 하나였다.
노란색으로 단장한 리스본
푸니쿨라
리스본의 바다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푸른 바다를 동경하는 나는 그 아름다움에 빠져 벨렝지구부터 도심까지 무려 두시간여를 걷기도 했을 정도로
리스본의 푸른 빛 바다는 가히 아름다웠다.
여느 유럽의 도시와 다를 바 없이 바닷가는 산책하는 커플, 퇴근 후 러닝하는 직장인들, 여행자들, 날씨를 만끽하는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수도원에서 바다 쪽으로 걸으면 나오는 벨렝탑
하이라이트는 샌프란시스코의 Golden Gate Bridge를 연상시키는 '4월 25일' 다리이다.
아, 벨렝지구 (벨렘으로 알고 있을 수 있지만 현지 발음은 벨렝이다.) 를 소개하는 것을 깜빡했다.
벨렝 (Belem) 지구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으로 제로니무스 수도원, 벨렝 탑등이 위치한 곳이다. 다만 도심에서는 조금 거리가 있는 곳으로 트램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은 사실상 필수!
역사가 조금 궁금하거나 건축물에 관심이 있는 여행자라면 비싼 티켓값에도 불구하고 들어가 보는 것을 권한다. 나도 큰 기대를 하고 들어간 곳은 아니지만 그 웅장함에 감탄을 금하지 못할 정도로 굉장한 미학을 담고 있는 장소로 기억되고 있다.
아 그리고 다시 한번 느꼈던 거지만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학생이란 신분은 마치 우리나라의 군인, 수험생처럼 걸어다니는 할인 쿠폰과도 같다.
내 학생증으로 이 곳에서도 정확하진 않지만 반값정도인 8유로에 수도원과 맞은편에 위치한
벨렝탑 입장권을 얻을 수 있었다.
이와같이 학생 할인이 안되면 약간 의아할 정도로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많은 여행지, 박물관, 교통수단 등 곳곳의 장소에서 학생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여행하면서 잘 이용하면 학생의 신분에서는 큰 돈을 절약할 수 있다.
국제학생증은 물론 일반 국내 학생증도 인정하는 곳도 더러 있으므로 좌절하지말고
매표소에서는 학생증을 내밀어보는 걸 일단 시도해보길 바란다.
리스본 마지막 날 오전. 유일하게 흐린 날이었다.
언덕의 도시라는 별명답게 언덕위 전망대에 올라서면 한눈에 도시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몇몇 유명한 뷰포인트가 있지만 시간이 된다면 여행지를 이동하면서 한곳 한곳 가보는 것도 좋다.
이 곳에서 본 경치와 저 곳에서 본 경치는 같은 곳을 바라봐도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해가 이동하면서 다른 색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에 해가 뜨는 아침, 오후, 그리고 해가 질 때
이렇게 여러번 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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